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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 16일 월요일

리즈와 헤인즈 사건

어떤 프로스포츠건 외국인 프로선수의 존재는 특별하다. 동양인들 사이에서 뛰고 있는 다른 인종의 선수는 당연 튈 수 밖에 없다. 그들의 색다른 플레이는 리그에서 활력을 불어 넣어주고, 팬들에게는 신선함을 선물해준다. 하지만, 이따금씩 외국인 선수들의 존재가 문제가 되기도 한다. 올 해도 또한 두명의 흑인 외국인 선수가 좋지 않은 일로 주목을 받았다.

2013년 9월 3일, LG 트윈스의 리즈 선수가 던진 공이 삼성 배영섭 선수의 머리에 맞는다. 그 동안 너무 많은 사사구가 나온 것과, 기록이 좋았던 선수에게 사사구가 많이 가는 등, 리즈 선수가 고의로 던졌을 수도 있다는 의심이 들만한 상황이었다. 또한 배영섭 선수가 실려가고 난뒤, 병살을 잡고 환호하는 리즈 선수의 모습은 많은 팬들을 분노하게 했다. 경기가 끝난 후 배영섭 선수에게 사과를 했지만, 팬들의 비난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한 선수의 생명이 끝날 뻔한 상황이었기에, 당연한 결과였다.

하지만 몇일이 지나자 비난의 방향이 바뀌기 시작했다. 리즈 선수의 행동을 비난하던 사람들이 리즈 선수의 출신을 욕하기 시작했다. 유명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KKK(흑인차별단체)' 사진을 올리고 리즈 등판할 때 입고 등장한
다는 등의 인종모욕적 게시물들이 많이 올라왔다. 더 심각했던 것은 이러한 인종모욕적인 글의 문제점을 제기하자 반응이 '잘못했으니 받아도 싸다' 였다는 것이다. (사실 지금 이글도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네요.) 이 사건이 터지기 한달 전만 해도 일본에서 전범기를 축구장에 들고 나왔을 때, 전범기 들고온 일본인들을 욕했던 사람들이 맞나 싶을 정도로, 흑인들의 인종모욕적인 말을 일부 팬들은 지속적으로 했다.
리즈 선수의 행동은 잘못되었다. 선수 생명을 위협했으며, 그 뒤에 보여준 행동은 비난받아 마땅한 행동이였다. 하지만 그의 행동이 잘못된거지, '그가 흑인이라서' 잘못된걸로 바뀐다면 그것은 비난하는 사람의 잘못이다.

프로농구에서는 SK의 헤인즈 선수가 비슷한 상황을 밟고 있다. 헤인즈 선수는 농구경기에서 비신사적인 행동을 보였고, 많은 팬들은 그에게 비난을 하고있다. 하지만 이쪽에서도 조금씩 방향이 바뀌는 듯 하다. 행동을 비난하기 보다 가족에게 인종차별적 욕이 담긴 이메일을 보내고, 댓글에서 '깜둥이'라는 단어를 찾는 것은 너무나도 쉽다. 비난하기전에 왜 비난하는지 잠깐만 생각한다면 '흑인이라서' 비난 할 이유는 없으니, 헤인즈 선수의 행동만을 비난했으면 좋겠다.


가끔 한국에서는 인종차별을 심각하지 않게 받아들인다고 생각되기도 한다. 한화의 모 선수가 롯데의 모 선수에게 인종차별적 발언한 것에 대해서는 몇일 만에 잠잠해지고 여전히 리즈 선수를 향해서 인종차별적 게시물은 많이 올라온다. 리그 수준이 높아지고 역사가 깊어질수록 외국인 선수 및 외국인들의 한국 프로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텐데, 인종차별이 많은 곳이라는 이미지가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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