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9일, 잠실 라이벌 LG와 두산의 개막전. 치열한 접전 끝에 두산이 먼저 승기를 가져가며
경기는 마무리 되었다. 8회 초 정성훈의 쫓아가는 솔로 홈런으로 1점
차까지 따라붙어 역전을 기대했던 터라, 오랜 트윈스 팬이었던 필자에게 더욱 크나큰 아쉬움을 남긴 경기였다. 하지만 필자가 아쉬웠던 점은 비단 엘지 트윈스의 패배 만이 아니었다. 개막전, 2014 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특별함을 가지고 찾은 팬들의 기대와는 달리 경기는 지극히 평범한 야구 경기였다.
햇빛이 따스해지고
벚꽃이 만개하여도, 야구팬들에게 진정한 봄의 시작은 프로야구 개막전이다. 일년의 달력이 3월에 시작하듯, 야구팬들은
오직 이날만을 기다리며 길고 긴 겨울을 버텨낸다. 그리고 드디어 3월 29일, 2014 세븐야구르트 프로야구 개막전이 서울, 대구, 대전에서 열렸다.(부산
사직구장에서의 한화와 롯데 경기는 우천 취소) 현재 대한민국 최고 인기 스포츠인 만큼 모든 구장의 개막전
티켓은 빠르게 매진 되었고, 겨울 동안 굶주렸던 야구팬들의 함성으로 경기장 또한 열기로 가득했다. 필자 또한 이날 잠실경기장에서 직접 개막전의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이 날 이벤트로는 소치 동계올림픽의 영웅 이상화 선수의 시구, 부활
정동화씨의 애국가 제창이 있었다. 하지만 만석으로 채운 경기장을 만족으로 채우기에는 부족했고, 보는 이들의 아쉬움은 너무 컸다. 기나긴 겨울을 기다렸던 것에 대한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한 느낌이었다. 흥분과 기대감을 한아름 안고 있던 야구팬들과는 달리, 구단 및 기획팀은 개막전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지 않은 의심을 들게 할 정도였다.
한국 프로야구와 달리, 메이저리그는 개막3연전에 어느 때보다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올스타 전 못지 않은 주목과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팬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 개막전을 해외에서 치르는 이벤트가 대표적인 예다. MLB 뿐 아니라 일본 또한 이러한 추세를 따라가고 있다. 그들도
미국에서 개막전을 치르려는 시도를 하는 등(물론 실패하였지만) 다른
어떤 경기들보다도 개막전만큼은 큰 비중을 두어 강하게 홍보하고, 마케팅에 주력을 기울인다.
한 예로 메이저리그의 각 구장들은 개막전에서 항상 특별한 의식과 행사를 한다. 오프닝 데이를 홈에서 한다는 것만큼 기쁜 일이 없기에, 개막전을 준비하는 홈 팀은 올스타 전을 개최하는 것만큼, 혹은 그보다 더 열심히 준비를 한다. 각종 공연 및 행사와 경기장을 가득 메우는 성조기를 펼치는 것은 개막전만의 특별한 묘미이다.
스포츠 마케터들은 개막전을 시즌 중 가장 중요한 게임으로 생각해야 한다. 두
시간이 넘는 영화에서도 첫 5분이 중요하듯이, 프로야구의
흥행을 위해서는 개막전을 잡아야 한다. 개막전이야말로, 숨어있는
팬들을 잡을 수 있는 최고의 기회인 것이다. 하지만 KBO의
어느 구단도 개막전이라는 최고의 이벤트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려는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아쉬움이
컸던 만큼 솔직한 심정으로, 한 시즌 126개 경기 중 어느
경기와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전통을 생각하기엔 아직 KBO의
역사가 짧다고는 하지만 계속 안전한 마케팅만을 고집한다면 지금과 같은 프로야구의 흥행을 장담하기는 어렵다. 부디, 추운 겨울, 학수고대하며 푸른 그라운드만을 기다려온 야구팬들에게
진정한 열정과 흥분을 안겨줄 것을 기대해본다.
Written by 김동우
Edited by 김슬기
노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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